저는 젊은 의사들을 대표하여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1년 2개월 동안 견뎌온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또 기록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___
2024년 2월
윤석열은 2,000명의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라는 이름 하에 부조리한 정책들을 쏟아냈습니다. 독단적인 정부의 정책에 반발하여 1만 명의 전공의는 병원을 그만뒀고 2만 명의 학생들은 학교를 떠났습니다.
정부는 경찰을 동원하여 병원 주변에 기동대와 수사관을 배치했습니다. 집단 행동을 주도하면 체포할 수 있다고 겁박했습니다. 업무 개시 명령과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진료 유지 명령 등 행정 명령을 남발했습니다. 면허를 정지하겠다고 했습니다. 구속하겠다고 했습니다. 병원을 그만뒀다는 이유로 저는 12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사직이 범죄입니까.
우리가 죄인입니까.
2024년 12월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윤석열은 계엄령을 선포하며 국정을 혼란하게 했습니다. 당시 포고령에서 전공의라는 특정 직군을 콕 집어 처단하겠다고 했습니다. 헌법 재판소의 판결문에 나와있듯, 포고령은 국민의 기본권인 단체행동권, 직업의 자유,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습니다. 그리고 끝내 윤석열은 파면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묻습니다.
우리가 왜 처단 당해야 합니까.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___
정부는 무얼 하고 있습니까.
6개월 버텨서 정부가 이겼습니까. 아니 승자가 있긴 한 겁니까. 윤석열, 한덕수, 조규홍, 박민수. 당신들의 정책 실패로 3.5조의 국민 세금이 증발했습니다. 한미 양국 방위비 분담금이 1.5조입니다. 네이버의 영업 이익이 2조입니다. 정부는 왜 정책 실패와 예산 낭비를 왜 인정하지 않습니까. 당신들은 국민의 세금을 받으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적극적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을 정말로 위한다면 정부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사태를 조속히 수습해야 합니다.
여당은 무얼 하고 있습니까.
터무니없는 2,000명으로 지난 총선에서 참패하지 않았습니까. 계엄이라는 자충수에 빠져 윤석열은 끝내 탄핵 되지 않았습니까. 여당 이제 윤석열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정책 결정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I don't care” 이딴 한가한 소리나 하며 뒤로 물러나 있을 것이 아니라, 나서서 책임져야 합니다.
야당은 무얼 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노동권을 보장해달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2개월 동안 180석의 거대 야당은 전공의 수련 환경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개시명령의 타당성을 재검토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요구하지 않아도 국회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 아닙니까.
___
국민 여러분
저는 응급실이 좋아서, 응급의학과라는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매 순간 긴박하지만 역동적인 그 공간을 사랑했습니다. 실려온 환자가 사망하면 구석에서 조용히 울었고, 실려온 환자가 소생하면 종일 괜히 뿌듯하고 그랬습니다. 피곤한 일상이었지만, 환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다음에는 꼭 살리고 싶어서, 잠을 줄여가며 틈틈이 공부했습니다. 우리는 일주일에 100시간씩 환자 곁을 지켰습니다.
2,000명이라는 숫자가,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라는 괴랄한 의료 정책이 모든 걸 망가뜨렸습니다. 저는 병원을 떠났습니다. 오늘이 아니라 내일의 의료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했던 것은 정부입니다. 법을 어긴 것도 정부입니다. 절차를 지키지 않았던 것도 정부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습니까. 저는 진심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대단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연한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노동 3권,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과 근로기준법을 보장받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의사로서 학교에서 배운 대로, 교과서대로,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1년, 겪어보니 이국종 교수님의 말씀대로 보건복지부는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입니다. 그들의 말이 맞다면 이국종 교수님께서 왜 아주대병원을 떠나야 했겠습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싸고 좋은 것도 없습니다. 의료 체계를 개선하지 않고 단지 의사 수만 늘린다면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되어 의료 민영화에 다가가거나, 앞으로 10대, 20대, 30대, 젊은 세대의 건강보험료 부담이 2배 이상 늘어날 것입니다. 지금의 구조로는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기피과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가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1년간의 젊은 의사들의 외침을, 그들이 응급실과, 중환자실과, 분만실과, 수술실을 떠나지 않도록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한 번만 더 깊이 들여다봐 주시길 바랍니다.
___
끝으로 전공의, 의대생 여러분
이 길의 끝이 어디일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좋겠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 연대사
존경하는 선배, 동료, 그리고 국민 여러분.
저는 젊은 의사들을 대표하여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1년 2개월 동안 견뎌온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또 기록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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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윤석열은 2,000명의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라는 이름 하에 부조리한 정책들을 쏟아냈습니다. 독단적인 정부의 정책에 반발하여 1만 명의 전공의는 병원을 그만뒀고 2만 명의 학생들은 학교를 떠났습니다.
정부는 경찰을 동원하여 병원 주변에 기동대와 수사관을 배치했습니다. 집단 행동을 주도하면 체포할 수 있다고 겁박했습니다. 업무 개시 명령과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진료 유지 명령 등 행정 명령을 남발했습니다. 면허를 정지하겠다고 했습니다. 구속하겠다고 했습니다. 병원을 그만뒀다는 이유로 저는 12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사직이 범죄입니까.
우리가 죄인입니까.
2024년 12월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윤석열은 계엄령을 선포하며 국정을 혼란하게 했습니다. 당시 포고령에서 전공의라는 특정 직군을 콕 집어 처단하겠다고 했습니다. 헌법 재판소의 판결문에 나와있듯, 포고령은 국민의 기본권인 단체행동권, 직업의 자유,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습니다. 그리고 끝내 윤석열은 파면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묻습니다.
우리가 왜 처단 당해야 합니까.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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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무얼 하고 있습니까.
6개월 버텨서 정부가 이겼습니까. 아니 승자가 있긴 한 겁니까. 윤석열, 한덕수, 조규홍, 박민수. 당신들의 정책 실패로 3.5조의 국민 세금이 증발했습니다. 한미 양국 방위비 분담금이 1.5조입니다. 네이버의 영업 이익이 2조입니다. 정부는 왜 정책 실패와 예산 낭비를 왜 인정하지 않습니까. 당신들은 국민의 세금을 받으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적극적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을 정말로 위한다면 정부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사태를 조속히 수습해야 합니다.
여당은 무얼 하고 있습니까.
터무니없는 2,000명으로 지난 총선에서 참패하지 않았습니까. 계엄이라는 자충수에 빠져 윤석열은 끝내 탄핵 되지 않았습니까. 여당 이제 윤석열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정책 결정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I don't care” 이딴 한가한 소리나 하며 뒤로 물러나 있을 것이 아니라, 나서서 책임져야 합니다.
야당은 무얼 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노동권을 보장해달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2개월 동안 180석의 거대 야당은 전공의 수련 환경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개시명령의 타당성을 재검토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요구하지 않아도 국회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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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
저는 응급실이 좋아서, 응급의학과라는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매 순간 긴박하지만 역동적인 그 공간을 사랑했습니다. 실려온 환자가 사망하면 구석에서 조용히 울었고, 실려온 환자가 소생하면 종일 괜히 뿌듯하고 그랬습니다. 피곤한 일상이었지만, 환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다음에는 꼭 살리고 싶어서, 잠을 줄여가며 틈틈이 공부했습니다. 우리는 일주일에 100시간씩 환자 곁을 지켰습니다.
2,000명이라는 숫자가,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라는 괴랄한 의료 정책이 모든 걸 망가뜨렸습니다. 저는 병원을 떠났습니다. 오늘이 아니라 내일의 의료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했던 것은 정부입니다. 법을 어긴 것도 정부입니다. 절차를 지키지 않았던 것도 정부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습니까. 저는 진심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대단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연한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노동 3권,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과 근로기준법을 보장받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의사로서 학교에서 배운 대로, 교과서대로,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1년, 겪어보니 이국종 교수님의 말씀대로 보건복지부는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입니다. 그들의 말이 맞다면 이국종 교수님께서 왜 아주대병원을 떠나야 했겠습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싸고 좋은 것도 없습니다. 의료 체계를 개선하지 않고 단지 의사 수만 늘린다면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되어 의료 민영화에 다가가거나, 앞으로 10대, 20대, 30대, 젊은 세대의 건강보험료 부담이 2배 이상 늘어날 것입니다. 지금의 구조로는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기피과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가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1년간의 젊은 의사들의 외침을, 그들이 응급실과, 중환자실과, 분만실과, 수술실을 떠나지 않도록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한 번만 더 깊이 들여다봐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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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전공의, 의대생 여러분
이 길의 끝이 어디일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좋겠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박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