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KOREAN INTERN RESIDENT ASSOCIATION

[성명서] 이윤만 추구하는, 극악무도한 수련병원 고용주들을 강력 규탄한다

이윤만 추구하는, 
극악무도한 수련병원 고용주들을 강력 규탄한다!

최근 전공의 특별법의 입법을 둘러싸고 세간의 관심사가 높아지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근로기준법에 미치지 못한 열악한 환경에서 수련을 받아온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회적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36시간 이상 연속 근무와 주당 100여 시간 이상의 근무가 비일비재하고, 최저시급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당직 수당을 받아온 전공의들의 근무환경과 당직비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러한 기쁨도 잠시, 일부 수련병원 고용주들은 전공의의 근무 환경 개선과 관련된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해괴한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작성하지 않던, 병원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근로계약서에 서명하라고 전공의들을 압박하기 시작했고, 상승된 당직비 대신에 전공의의 기본급을 사용자측이 일방적으로 대폭 삭감하여 경영자의 이윤 극대화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시작했다.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을 담당하는 전공의들은 환자를 포기할 수 없기에 수련병원 고용주의 극악무도한 횡포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병원 측이 제시한 근로계약서에 의문을 가지고 저항했던 전공의들이 징계 처분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했으며, 일부 전공의는 직장을 떠나라는 압박에 시달리기도 했다. 환자의 주치의라는 무거운 의무를 짊어진 전공의를 상대로 환자에 대한 책임감과 젊은 의사의 순수한 열정을 인질로 삼아, 수련병원 고용주들은 비겁한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

수련병원 고용주들은 ‘전공의 수련규칙 표준안’이 개정된 이후, 각 과 진료과장과 전공의들을 압박해서 허위로 ‘주 80시간 미만 수련’을 받고 있다고 작성하게 했다. 전공의들에게 불법적 초과 근무를 시키고도 시키지 않았다는 허위 보고를 일삼으면서, 그들의 피땀 어린 월급은 월급대로 강탈하는 수련병원 고용주들은 이윤 추구에 눈이 멀어 최소한의 양심도 저버렸나? 

근본적인 저수가 의료제도의 한계 속에서, 수련병원 고용주들은 피고용된 전문의들을 혹사시켜 매일 100명 이상 환자를 진료하도록 강제하여 환자 당 ‘3분 진료’라는 참담한 의료 환경을 만들었고, 전공의들에게는 주당 100시간이 넘는 근무 시간에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당으로 젊은 의사의 열정을 착취해왔다. 이러한 병원 고용주들의 횡포는 결국 의료의 질을 저하시키고, 환자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해왔으며, 의사와 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훼손시키는 불행한 결과를 야기했다. 이제는 그만하기 바란다.
     
의사도 환자도 모두 불행한 의료 환경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 해결을 국민과 의사, 그리고 병원 경영자가 함께 모색할 시점이다.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 왜곡된 저수가 의료제도임을 수련병원 고용주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더 이상 병원에 고용된 전문의와 전공의를 착취하고 의료의 질과 양심을 대가로 이윤을 올리고자 하는 불합리한 행위를 그만두기 바란다. 고쳐야할 근본적인 저수가 문제를 앞에 두고서도, 그저 전문의에게 ‘3분 진료와 실적 강요’, 전공의에게 ‘임금 삭감과 혹사 강요’와 같은 지금의 잘못된 행위들을 관행이라고 핑계대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이러한 요청을 묵살하고, 지금과 같은 고용주의 잘못된 갑질을 지속한다면 해당 수련병원 고용주들은 국민 건강과 의료 윤리를 위협하는 공공의 적으로 간주될 수 밖에 없을 것이며 그 횡포를 저지하기 위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여 저항할 것임을 천명한다.

2015년 4월 15일

대한전공의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