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과의 합의의 진정성을 의심할만한 여당 의원의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대한민국에 ‘공공’이라는 개념조차 자리 잡지 못하고, 공공보건의료가 확립되지 않은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개인을 ‘공공재, 공공인력’이라 칭해 책임을 전가하며 13만 의사와 1만 6천 전공의, 2만여 의대생의 인간 존엄성을 훼손하는 발언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4대 악법은 의료의 왜곡을 심화시켜 이 땅에서 의사가 소명 의식을 갖고 살 수 없게 할 것이며, 그로 인해 환자의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가할 것이라는 생각이 분명하고 확고해진 순간,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누구보다 빠르게 단체행동을 선언하였고 1만 6천 전공의와 함께 여의대로로 나섰다. 하지만 정의도 모호한 ‘공공’이라는 미명 아래 건강권에 대한 뜨거운 목소리는 밥그릇으로 호도되었고 동시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정부와 여당은 모두를 ‘공공’에 가두어 통제 아래 두려 했다. 의대 증원과 공공 의대 신설을 주도하던 관료의 ‘공공재’ 발언을 시작으로 의사를 북한으로 파견하겠다는 여당 의원의 법안 발의까지 단체행동하는 40여 일간, 의사들은 환자 곁을 지키느라 외면해 왔던 울분을 마주하였다.
보건의료 영역은 공공의 성격을 분명히 가지고 있고, 의사가 하는 일은 사람의 생명과 연관이 있기에 어느 다른 직업에서 볼 수 없는 특수성이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시간과 예산을 이유로 수십 년간 이런 특수성을 등한시하고 개인과 민간에 의존해왔다. 공공 의료와 관련된 예산은 항상 부족했으며, 정책은 지속성이 없었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한 정부는 개인과 민간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서남 의대 폐교를 막지 못했고 그 원인에 대해 분석조차 하지 않고 ‘병원’이 아닌 또 다른 ‘의대’를 세우기 위해 사회적 합의도 되지 않은 공공 의대 부지를 매입했다. 또한 공공의대를 설립하겠다고 하면서 이들이 일해야 할 공공 병원은 운영이 어렵다며 자치단체가 나서서 폐원하였다.
법에 명시된 보건의료 기본계획조차 세우지 못하는 정부와 발의한 법안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감시하지 않는 당을 대신해 젊은 의사들이 거리로 나서 보건의료의 미래를 걱정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고자 했다. 의대 증원이나 공공의대 신설과 같은 졸속 행정 이외에도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더 이상 우리는 환자의 곁을 비울 수 없었기에 투쟁의 불씨를 가슴에 품고 병원으로 돌아가 청진기를 들었다. 청진기를 드는 것은 투쟁의 끝이 아니라 더 오래 끝까지 투쟁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였다. 하지만 정부 여당은 대한민국의 기형적 의료구조가 그들 자신의 책임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여전히 ‘공공재’ 발언을 일삼는다. 국민의 표를 얻어, 국민의 세금을 받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공공’을 타인에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공’이 되고 ‘공공’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젊은 의사들의 외침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부디 ‘공공’이 무엇인지, 누가 ‘공공’을 책임져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2020년 9월 18일
대한전공의협의회
당과의 합의의 진정성을 의심할만한 여당 의원의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대한민국에 ‘공공’이라는 개념조차 자리 잡지 못하고, 공공보건의료가 확립되지 않은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개인을 ‘공공재, 공공인력’이라 칭해 책임을 전가하며 13만 의사와 1만 6천 전공의, 2만여 의대생의 인간 존엄성을 훼손하는 발언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4대 악법은 의료의 왜곡을 심화시켜 이 땅에서 의사가 소명 의식을 갖고 살 수 없게 할 것이며, 그로 인해 환자의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가할 것이라는 생각이 분명하고 확고해진 순간,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누구보다 빠르게 단체행동을 선언하였고 1만 6천 전공의와 함께 여의대로로 나섰다. 하지만 정의도 모호한 ‘공공’이라는 미명 아래 건강권에 대한 뜨거운 목소리는 밥그릇으로 호도되었고 동시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정부와 여당은 모두를 ‘공공’에 가두어 통제 아래 두려 했다. 의대 증원과 공공 의대 신설을 주도하던 관료의 ‘공공재’ 발언을 시작으로 의사를 북한으로 파견하겠다는 여당 의원의 법안 발의까지 단체행동하는 40여 일간, 의사들은 환자 곁을 지키느라 외면해 왔던 울분을 마주하였다.
보건의료 영역은 공공의 성격을 분명히 가지고 있고, 의사가 하는 일은 사람의 생명과 연관이 있기에 어느 다른 직업에서 볼 수 없는 특수성이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시간과 예산을 이유로 수십 년간 이런 특수성을 등한시하고 개인과 민간에 의존해왔다. 공공 의료와 관련된 예산은 항상 부족했으며, 정책은 지속성이 없었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한 정부는 개인과 민간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서남 의대 폐교를 막지 못했고 그 원인에 대해 분석조차 하지 않고 ‘병원’이 아닌 또 다른 ‘의대’를 세우기 위해 사회적 합의도 되지 않은 공공 의대 부지를 매입했다. 또한 공공의대를 설립하겠다고 하면서 이들이 일해야 할 공공 병원은 운영이 어렵다며 자치단체가 나서서 폐원하였다.
법에 명시된 보건의료 기본계획조차 세우지 못하는 정부와 발의한 법안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감시하지 않는 당을 대신해 젊은 의사들이 거리로 나서 보건의료의 미래를 걱정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고자 했다. 의대 증원이나 공공의대 신설과 같은 졸속 행정 이외에도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더 이상 우리는 환자의 곁을 비울 수 없었기에 투쟁의 불씨를 가슴에 품고 병원으로 돌아가 청진기를 들었다. 청진기를 드는 것은 투쟁의 끝이 아니라 더 오래 끝까지 투쟁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였다. 하지만 정부 여당은 대한민국의 기형적 의료구조가 그들 자신의 책임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여전히 ‘공공재’ 발언을 일삼는다. 국민의 표를 얻어, 국민의 세금을 받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공공’을 타인에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공’이 되고 ‘공공’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젊은 의사들의 외침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부디 ‘공공’이 무엇인지, 누가 ‘공공’을 책임져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2020년 9월 18일
대한전공의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