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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대통령 말 한마디에 한의사 혈액검사 유권해석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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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말 한마디에 한의사 혈액검사 유권해석이 바뀌었다?


의원협회 “중소기업인 오찬서 한의계 요청에 대통령이 규제완화 지시”


복지부 유권해석 왜곡 의혹도…“허위 내용 보낸 복지부 공무원에 법적 대응”


 송수연 기자 |  soo331@docdocdoc.co.kr +-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단체에 11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한 근거였던 한의사 혈액검사 관련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이 왜곡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유권해석이 ‘금지’에서 ‘허용’으로 바뀌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 대통령이 지난 2013년 10월 2일 청와대에 중소기업인 34명을 초청해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에서 한의계가 혈액검사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수용해 규제 완화를 지시한 후 유권해석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오찬에 참석한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최주리 이사장(한의사)은 “혈액검사를 실시하려고 해도 한의사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다”며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채혈조차 못하게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정부에서도 갈등을 잘 조정해서 무조건 안된다고 하지 말고 방법을 찾아 해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 2014년 3월 14일 대한한의사협회가 복지부에 ‘한의사가 혈관 등에서 혈액을 뽑아 검사결과가 자동으로 수치화돼 추출되는 혈액검사기를 사용해 진료하는 행위가 가능한가’를 질의했고 5일 뒤인 3월 19일 복지부 유권해석이 바뀌었다.


복지부는 2014년 3월 19일 ‘채혈을 통해 검사결과가 자동적으로 수치화돼 추출되는 혈액검사기를 한의사가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대한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은 지난 30일 세종대에서 열린 추계연수강좌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중소기업인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최 이사장이 한의사가 혈액검사를 못한다면서 풀어달라고 요구했다”며 “여기에 화답하듯이 2014년 3월 14일 한의계가 (혈액검사 관련) 유권해석을 내려달라고 요구했고 복지부는 5일 만에 합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2013년 당시 한의사 혈액검사가 합법이었다면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구를 할 리 없고 박 대통령도 그렇게 답변했을 리 없다”며 “한의계가 유권해석을 요청하고 복지부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을 때는 의료계가 대정부 투쟁을 하고 있었을 때다. 의료계는 지난 2014년 3월 10일 휴진 투쟁을 했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의료계와 한방이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사안에 대해 복지부가 과거 자신들의 주장을 전면적으로 뒤집는 유권해석을 할 때에는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야 하는데도 의료계의 목소리는 전혀 듣지 않았다”며 “대단히 민감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불과 5일 만에 답변했다는 것은 한의협과 복지부 사이 밀실야합도 의심된다”고 했다.


“허위 내용 공정위에 보낸 복지부 공무원에 법적 대응”


윤 회장은 이어 복지부가 바뀐 유권해석을 2015년 1월에야 공개했으며 공정위에 기존 유권해석을 왜곡해서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관련된 복지부 한의약정책과 공무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의원협회는 지난 2012년 2월과 2014년 5월, 진단검사기관에 한의사와 혈액검사 거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1억2,000만원이라는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이같은 처분을 내린 근거로 복지부 유권해석을 제시했다.


복지부 한의약정책과는 공정위에 보낸 답변을 통해 “1995년 8월 4일 ‘한의사가 혈액 및 소변을 채취해 환자 진료에 필요한 의학적 진찰, 진단이나 임상검사 등은 다른 의료기관 등에 의뢰할 수 있다’는 취지로 민원답변(의정 65507-914)한 바 있고 수차례에 걸쳐 ‘한의사는 환자 진료에 필요한 의학적 검사를 의료기관 등에 의뢰하고 그 결과를 한방치료에 참고 활용할 수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고 했다.


하지만 1995년 복지부 유권해석에는 ‘한의사가 혈액 및 소변을 채취해’라는 문구는 없다. 그저 ‘혈액검사, 소변검사, 임상병리검사와 같은 의료행위는 한의원에서는 할 수가 없으나 환자진료에 필요한 보조적인 의학적 진찰, 진단이나 임상검사 등은 다른 의료기관에 의뢰할 수 있다’고만 돼 있다.


윤 회장은 “다른 의료기관에 임상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는 것은 한의원에서 혈액을 직접 채취해 검사를 의뢰하는 것이 아니라 채혈부터 검사 결과에 대한 해석까지 다른 의료기관에 의뢰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며 “복지부는 원래 내용에도 없는 ‘한의사가 혈액 및 소변을 채취해’라는 문구를 임의로 삽입해 허위 내용을 답변했다”고 비판했다.


윤 회장은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이같은 문제들을 지적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심판 과정에서도 갖춰진 결론을 유도하기 위한 요식행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방 논리를 대변하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윤 회장은 이어 “협회가 진단검사기관에 공문을 보낸 당시에는 2011년 유권해석에 따라 한방 혈액검사가 불법이었다. 애초에 의료계와 한방은 서로 다른 학문적 체계로 경쟁관계도 아니고 협회 공문으로 인해 진단검사기관의 실적이 감소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공정위 과징금에 대해 단돈 1원도 인정할 수 없으며 행정소송을 통해 협회 행동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정위에 허위사실이 적시된 공문을 발송한 복지부 한의약정책과 공무원에 대해서는 위법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위법사항이 있는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했다.


의원협회 이동길 법제이사(변호사)는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으면 공무원 개인에게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이번 사안은 경과실로 볼 수 없고 고의 내지 그에 가까운 중과실이라고 본다”며 “형사상으로는 직권 남용죄와 업무방해죄가 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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