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의 건강한 모성 찾기, 모두를 위한 변화.
오랜 시간을 공들여 촘촘하게 세운 도미노가 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조각의 도미노가 추가 되었다. 이미 완벽하게 도미노를 세웠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불안한 눈으로 추가된 도미노를 주시했다. 추가된 도미노는 이미 세워진 질서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편입되기 위해 조심 또 조심했다. 시간이 흐르며 점차 많은 도미노 조각들이 교체되고 추가 되었다. 모두들 새로운 도미노가 기존의 질서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곧 기존의 질서만으로는 다양한 도미노들을 다 아우를 수 없어, 더 이상 버텼다가는 모든 도미노들이 쓰러질 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기존의 도미노들을 옮기고 재정비해야만 하는 순간이 왔음에도 도미노들은 변화를 주저하고 있다. 작고 촘촘한 조각들을 안전하게 다시 세우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오랜 세월 당연하게 지켜온 질서가 바뀌어야 하는 게 불편하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새로 편입된 도미노 조각들이 쓰러진다면, 기존의 도미노들은 안전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 의료계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는 대부분 남성들에 의해서 만들어 졌다. 때문에 물리적‧심리적‧법제도적 환경이 모두 ‘출산은 아내의 몫’인 남성들에 맞게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여성들이 처음 의료계에 발 딛었을 때는 기존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모두가 그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능력과 열정으로 함께 의료계의 발전을 도모하는 현재에는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는 전공의 시기의 여성들에게 현재의 시스템은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출산휴가 사용과 임신 중 야간근무 면제 등 문자로는 적혀있으나 사용하기 어려운 제도적 문제를 비롯해, 마음 놓고 옷을 갈아입거나 다리 뻗고 쉴 수 있는 병원 내 휴식공간의 확보 같은 구조적인 문제들도 있다.
이 변화를 남성들의 일방적인 양보나 희생, 또는 여성들의 일방적인 이기심으로 몰아가는 이는 없을 것이다. 변화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 변화를 만들기 위해 수반되는 시간과 비용 등의 노력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핑계로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피해는 여성 전공의들의 몫이다.
여성 전공의에게 수련과정은 의사가 되기 위한 전문직 사회화 과정이면서 동시에 생애과정에서 결혼과 출산이라는 과업을 담당하는 중요한 시기다. 하지만 불규칙적인 근무환경과 높은 노동 강도 등 유연하지 못한 수련제도로 인해 모성건강을 눈치 보며 희생하고 있다.
극단적인 예로 여성 전공의들이 모두 출산을 위해 일을 그만두거나, 모두 출산을 거부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의료계 내부의 큰 혼란은 물론, 대한민국의 건강이 위협받을 것이다. 2013년 대전협이 외쳤던 캠페인 슬로건이 생각난다. “전공의가 출산‧육아할 수 있는 의료환경, 국민에게 건강합니다”. 건강한 가임시기에 모성과 가족애를 외면하는 ‘출산 금지’라는 무거운 짐을 진 전공의들, 그 짐을 덜어줄 수 있는 전공의 특별법의 하위법령 제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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