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기자가 쓰는 명랑칼럼

전공의 수련시간은 마이너스 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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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수련시간은 마이너스 통장?!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에서는 해마다 전공의들을 위한 특별한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주요 은행들의 제안서를 받아, 그 중 가장 전공의들에게 필요한 상품을 제안한 은행과의 협약을 통해 합리적인 금융상품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도 325, 우리은행과의 협약을 통해 작년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전공의들은 마이너스 통장을 제공 받고 있는 것뿐이 아니라, 제공하고 있는 것도 같다. 아니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니 제공 보다는 착취에 가깝지 않을까? 최근 수련병원들이 80시간이라는 글자에 끼워 맞추기 위해 전공의들의 수련시간을 요목 조목 마이너스해서 가져가고 있는 꼼수들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대전협이 지난 322일 배포한 <간단하지만 오답률 높은 수학문제>라는 콘텐츠를 보면, 한 전공의가 정규 근무를 마친 뒤 오후 5시부터 그 다음 날 정규 근무 시간 직전인 오전 8시까지 근무했을 때 산출되는 당직시간이 몇 시간인가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 시계를 볼 줄 알고 덧셈 뺄셈이 가능한 어느 누구에게 물어봐도 ‘15시간이라는 답이 나오겠지만, 수련병원이 제시한 정답지에는 ‘8시간이라고 명시 되어 있다.

 

휴게 명목으로 2시간 마이너스, 학습/발표 준비 명목으로 2시간 마이너스, 회진준비도 자기개발 시간으로 이름 붙여 1시간 마이너스, 당연히 당직시간에 포함되어야 할 아침저녁 식사 시간 역시도 2시간 마이너스.

 

전공의들은 수련을 위해 병원에서 15시간을 뜬눈으로 보내도 8시간의 수련시간 밖에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병원의 논리에 의해 마이너스 된 전공의들의 수련시간은, ‘80시간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당직 수당도 반 토막 난 채 끝없이 수련병원 전용 최저금리로 적용되고 있다.

 

전공의 수련시간은 마이너스 통장이 아니다. 근무 시간 한도가 있고, 합리적인 수당이 가산되는 건강한 수련제도의 정착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공의 특별법 하위법령 제정과 수련 평가 기구의 독립이 이러한 꼼수들을 막고 건강한 의료환경을 조성해 주리라 믿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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