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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외과 전공의 외상센터 파견에 관한 대한전공의협의회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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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전공의 외상센터 파견에 관한 대한전공의협의회 의견서

 




보건복지위 의원님들께

 

국민 건강을 위해 오늘도 힘쓰고 계신 국회의원님들, 안녕하십니까.

대한전공의협의회 부회장, 외과 전공의 박지현입니다.

 

지난 11일 권역외상센터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정원에 대한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님의 답변이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되었습니다.  

 

장관께서는 환자 이송체계 개선과 의료진 처우개선, 예산의 재분배 등 중증외상센터의 관리 방안에 대한 정부의 계획을 발표하셨습니다. 그리고 외상센터의 부족한 인력 수급을 위해 외과 전공의들이 필수적으로 권역외상센터에서 파견 근무를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히셨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외과 전공의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였고,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 수련 제도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실상을 파악하고 있지 않은 정부의 보여주기식 대안에 강하게 반대하는 의견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의원님,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복지부가 제시한 외상센터 전공의 파견 시범사업에 강력히 반대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문제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권역외상센터에서 겪는 인력 문제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이국종교수님을 대체할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외상환자가 와도, 부산에서 외상환자가 와도, 남해에서 외상환자가 와도 대체할 사람이 없으니 본인의 삶을 희생해가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외과 전공의들을 몇개월씩 파견을 필수적으로 돌게하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그렇다면 이국종 교수님을 대체할 차기 중증외상 전문의가 만들어질까요?

 

전문의가 해야하는 일을 파견 온 외과 전공의가 할 수는 없습니다. 외과 수련이라는 것은 혼자서 무엇인가를 잘해내는 슈퍼맨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연차가 각자의 수련 과정에 있는 역할을 해나가며 교수진과 팀을 이뤄 환자를 살려나가는 것입니다. 그 연차별로 역할이 있고,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술기가 있고 그것은 하루 아침에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수련 과정을 거쳐 전문의가 되어 통합적으로 환자를 볼 수 있을 때 그 때부터 슈퍼맨이 되기 위한 이야기는 다시 시작됩니다.

중증외상센터에서는 중증외상환자가 왔을 때,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중증외상에 대해 세부전공을 하고 있는, 통합적으로 환자를 볼 수 있는 전문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중증외상센터의 환경을 알고도 지원할 전문의는 많지 않으며, 그들에게 왜 열악한 환경의 외상센터를 선택하지 않냐고 강요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외상센터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전공의 파견을 의무화하겠다는 것은 전문의가 손을 들고 일 할 환경을 만들어줄 수는 없으니 선택을 할 수 없는, 수련을 받고 있는 힘 없는 전공의들을 강제로 구겨넣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외과 전공의를 장기적으로 실력 있는 외과 전문의로 양성하겠다는 것이 아닌, 당장의 이용할 수 있는 값싼 노동력으로 쓰겠다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저를 포함한 외과 전공의들은 기다려보았습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정책을 학회가 받아들일 리 없다고 생각했기때문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학회의 우려를 접한 정부는 시범사업을 언급하며 중증외상을 접할 기회를 늘리면 중증외상전문의 지원이 늘지 않겠냐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당황스러웠습니다. 우리는 이미 경험을 했고, 알고 있으니까요. 지원은 늘지 않습니다.

 

인턴 수련 중 외과는 필수 수련과입니다. 모든 인턴이 외과 수련을 마쳐야 전공의 지원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충분한 인턴들이 외과를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과 지원은 늘 미달입니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학문이라도 외과 전공의의 삶과 미래를 생각하면 쉽게 지원할 수 없습니다. 그 누구도 직업적 선택에 있어서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게 우리가 겪는 현실입니다.

 

중증외상전문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증외상센터의 근무환경과 처우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데, 누군가를 강제로 일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강제로 일하게하여 접할 기회를 늘리는 것과 중증외상센터 지원율 증가와의 관계는 유의하지 않은결과입니다.

 

의원님,

미래의 외상 전문의를 만들고 싶다면 권역외상센터가 외과 의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로 만드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할 것입니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혹은 알고 있으나 개선할 의지 없이 외과 전공의들을 권역외상센터에 파견하겠다고 말한 정부는 반성해야합니다.

 

저는 외과 의사입니다. 그리고 매일 저와 생각으로,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외과의사들과 함께 환자를 보고 있습니다. 기피과라는 말을 들어가며, 힘든 과를 선택한 것은 경제적 보상과 사회적 지위보다는 내 몸이 고되도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과,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기때문입니다.

 

저를 포함한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순수한 마음으로 현재 의료 상황에서 자갈밭과도 같은 길을 걷는 외과 의사들을 정부의 하찮은 방안으로부터 지켜낼 것입니다. 준비되지 않았으나 시행하고 싶다는 것의 다른 말인 것과 같은 시범사업으로, 외과 전공의들의 수련 과정을 외과 전공의들의 의견 수렴 없이 졸속행정으로 개편하려 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입니다.

 

매일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된 업무에 시달리는 외과 전공의들에게 의무라는 이름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려 하지 마십시오. 전공의는 제대로 된 수련 환경에서, 제대로 된 수련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저희는 제대로 배우고,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 2, 3의 이국종 교수님을 만들겠다는 욕심은 소용없습니다. 그리고 그 욕심이, 지금도 잠 못자며 1인당 200명이 넘는 환자를 보고 있는 전공의들의 힘을 빠지게하는 탁상공론이 되어 돌아온 것에 매우 유감스러움을 표하며 근본적인 해결 없이, 잠깐 반짝하는 보여주기식의 정책으로는 무너져가는 우리 의료계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부회장 박지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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