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전담전문의, 정부와 학회의 의지가 가장 중요” 젊은의사들, 입원전담전문의 지원 의사 있으나 불안감 해소 어려워 지난해 <한국형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이 시행되었고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입원 중 사망률, 호흡기나 수술 부위 감염률 등은 감소했으며 환자만족도는 높았다. 이러한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현재 보건복지부 주관 하에 내과계 20개 병동, 외과계 11개 병동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환자 안전과 전공의들의 수련의 질 개선, 그리고 새로운 전문 직업군 창출 등 많은 장점을 인정받고 정착된 제도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해 지원율이 낮은 상황이다. 이에 입원전담전문의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해소시키겠다는 포부로 지난 2월 4일, 뜨거운 관심 속에서 <입원전담전문의제도 설명회>가 개최되었다. 정부와 의료계가 한 목소리로 제도의 정착을 약속하며 마련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설명회는 대한내과‧외과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후원, 대한전공의협의회가 홍보를 맡아 진행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 9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이번 설명회에는 100명 이상의 청중이 참여하며 강당이 넘칠 정도로 가득 메웠다. 대전협은 “급변하는 의료계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앞으로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때문에 더 많은 전공의들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전국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설명회의 취지와 목표 등에 대해 전체 회원 메일링, 각 수련병원별 포스터 배포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설명회 사회를 맡은 대전협 김현지 평가·수련이사는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환자진료를 직접적으로 책임지고 시행하는 전문의로, 전문의의 역할이 다변화 되고 있는 현 시대에 많은 의사들이 도전하고 개척해야 할 중요한 직군 중 하나다”라며 “2017년 12월 23일 전공의법 제7조가 발효되면, 부족한 인력을 입원전담전문의가 메울 것으로 기대한다. 전공의법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 전공의와 입원전담전문의는 반드시 공생해야한다. 이번 설명회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번 설명회는 입원전담전문의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여러 노력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뜻깊은 시간이라 생각된다. 진로를 고민 중인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재학생 및 전공의, 공보의, 군의관, 전임의, 개원의 등 관심 있는 모든 의사선생님들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보건복지부 의료지원과 이스란 과장은 인사말에서 “정부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반드시 본 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의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진로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그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적극 나서겠다. 정부를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설명회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으며, 1부에서는 대한내과학회와 대한외과학회가 각각 내과계 입원전담전문의제도와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제도에 대한 개요와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현직 입원전담전문의의 경험사례들을 발표했다. 첫 번째 연자로 나선 내과학회 강현재 총무이사는 “향후 4~5년을 바라보고 추산했을 때 최소 2천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있어야 내과 병상의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입원전담전문의는 상당한 수요가 기대되는 직군이다. 독립적인 직군으로 전문화 될 수 있도록 내과학회 차원에서 다양한 트레이닝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충북대병원 내과 정유숙 입원전담전문의가 두 번째 연자였다. 지난 1년여간 충북대병원에서 근무하며 입원환자 22명의 주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는 정 전문의는 “자문교수가 있어 긴밀한 의견 교환을 통해 진료 결과에 대한 책임을 나눌 수 있었다.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있어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하며,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기에 새로운 의학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병원의 요구와 입원전담의가 생각하는 역할에 차이가 있다”면서 “역할 규정과 직종 안정성 확보, 그리고 입원전담의들의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하며 아쉬운 마음을 호소하기도 했다. 연세의대 외과학교실 이강영 교수는 세 번째 발표에서 외과는 수술만 한다는 개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 했다. 이 교수는 “외과적 처치를 포함한 환자 진단, 치료, 관리 등을 포괄하는 과로의 전환, 그리고 전문의의 역할을 재설정해야한다”면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이를 실현하는 가장 좋은 방안이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는 심화된 지식보다는 총론적인 지식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외과 수련과정 개편논의를 통해 입원전담전문의가 양성,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바탕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 발표는 서울대학교 외과에서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 중인 권윤혜 전문의가 진행했다. 권 전문의는 “병동에서 환자, 보호자 면담, 전공의와 학생 교육, 회진 의무기록 작성, 수술 동의서 취득 등의 역할을 한다”고 소개하며 “레지던트 저년차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수술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외과의로서 뒤쳐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있다”며 “이런 불안감들을 극복할 수 있는 정책적인 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부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젊은의사들의 질문과 발언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입원전담전문의 지원의사를 가진 젊은 의사들은 많으나, 그들이 품은 정체성‧성장 가능성과 비전 등에 대한 불안감을 정부와 학회가 해소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와 같은 불안감은 대전협에서 진행했던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지난 2월 13일 대전협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전국 외과 전공의 대상 수련교육과정 개편 및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지원의사 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직업 안정성(38%)과 급여 수준(35%)이 가장 많은 응답률을 보였다. 당장 지원 의사가 없다고 밝힌 전공의들은 고용이 불안하다(23%)고 답했다. 대전협 김현지 이사는 “지난 해 진행되었던 내과 설문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외과 전공의들도 당장 입원전담전문의 지원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고용 불안정을 꼽은 만큼, 제도 안착을 위한 보건복지부와 양 학회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