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부 독립’ 놓고 5개 의약단체 이해득실 엇갈려의협·병협 주도에 견제하는 모양새…한의협 “메르스 부실 대응 책임자 모두 양의사 출신” [라포르시안] 의료영리화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오던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등 5개 보건의약단체가 메르스 사태로 계기로 불거진 '보건부 독립' 등의 현안에 대해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체간 이해득실이 갈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들 단체는 보건의료 5개단체 협의회를 구성해 정기 모임을 이어오면서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개편 등에 한목소리를 냈고, 사회공헌 활동도 함께 펼쳐왔다. 그러나 최근 직능 간 갈등이 첨예화되면서 분열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이들 단체의 분열이 표면화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지난 6일 국회 정론관에서 의협과 병협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보건부 독립 개편 및 메르스 특별법 제정 요구 기자회견이었다. 이날 회견은 애초 의협과 병협에 치협, 약사회, 간협 등이 함께 참석하는 것으로 예고됐지만 기자회견 당일 치협과 약사회 등이 불참했다. 표면적인 불참 이유는 기자회견 참석 단체에서 한의사협회를 제외한 것 때문이었다. 한 단체 관계자는 "보건의약단체협의회 차원이 아닌 의협 주도로 기자회견이 준비되었고, 사전 협의도 부족했다"며 "애초부터 한의협이 배제된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다른 단체 관계자도 "한의협이 제외될 경우 모양새가 이상해진다. 그래서 불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직능간 갈등이란 진짜 이유가 나온다. 의협 강청희 상근부회장은 "기자회견 참석 단체에서 한의협을 뺀 것은 사실이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한약과 양약을 병행치료 하자는 등 근거 없는 주장을 해 도저히 같이 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실제 한의협은 사스 창궐 당시 한·양방 병행진료의 효과가 입증됐다며 메르스 치료에도 한·양방 병행진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달 22일에는 메르스 격리자와 의료진 가운데 희망자를 대상으로 예방적 목적으로 '한약 복용'을 추진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부 단체에서 충분한 사전협의 과정이 없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강 부회장은 "애초 지난주 목요일에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으나 모 단체에서 일정이 있다고 해서 연기한 것"이라며 "사전 협의가 부족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결국 해묵은 직능 갈등이 기자회견 불참의 진짜 이유라는 것이 의협의 판단이다. 강 부회장은 "간협은 간호인력 개편안을 두고 의협이 도와주지 않는 것에 불만이 있는 것 같다, 일부 단체에서는 보건부가 독립 개편되어 의사가 장관이 되면 좋을 게 없다는 계산이 선 것 같다"고 추측했다. 약사회는 의약품 대체조제 활성화 문제를 놓고 의협과 오랜 갈등을 빚고 있으며, 치협은 안면윤곽술 등을 놓고 의료계와 영역 다툼을 벌이고 있다. 강 부회장은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보건의료 5개단체 협의회는 사실상 의미가 없으며, 더는 같이 갈 수 없는 단계까지 온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한의협은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보건부와 복지부의 분리를 주장하는 의협의 주장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한의협은 "메르스 사태가 끝나기도 전에 양의사 출신 장․차관을 만들기 위한 속셈을 숨긴 채 보건 전문성 강화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앞세워 보건부와 복지부의 분리를 주장하는 양의사협회의 행태에 심각한 우려와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메르스 사태 초기 상황을 진두지휘했던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과 질병관리본부의 본부장,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 질병예방센터장 등 담당 실무 책임자들이 모두 양의사 출신임을 생각하면 이 같은 주장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한의협은 "현재 양의사들은 일제 잔재로 거머쥔 비정상적 독점적 권한을 통해 한의사, 약사, 간호사 등 수 많은 보건의료 직군과 가장 많은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당사자"라며 "이런 상황에서 보건부 독립과 양의사 출신 최고위직 임명은 보건의약계의 전문성 강화가 아닌, 보건의료계의 갈등을 표면화해 보건의료 분야 행정마비 사태를 가져올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우려했다. [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