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나와서 뭐해먹고 살지가 전공선택 요소" 내과 전공의 기피 현상…산부인과는 정원 다 채워돈 벌이 위주 전공 찾기 없애기 위한 정책 필요 한 때 '내과'는 전공의들에게 최고의 인기과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전공의들은 '내과'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내과'를 전공하고나서 졸업을 한 이후에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개원 내과는 포화상태이고 봉직 자리도 구하는게 하늘의 별 따기 수준. 개원을 하고 있는 내과 의사들은 "내과를 전공하고 나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 전공의들이 내과를 기피하고 있다. 뭘 해먹고 살지를 걱정해야 하는 후배들의 처지가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의과대학과 인턴, 전공의 시절을 통틀어 10여 년을 열심히 공부해도 정작 사회에 나가서 돈 벌 거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셈. 전공의들이 '내과' 외면과 달리 '산부인과'는 최근 전공의 정원을 100% 채우는 기묘한(?)일이 벌어졌다. 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작년 산부인과 전공의 150명 정원에 150명 정원을 모두 채웠다. 산부인과는 외과, 비뇨기과 등과 함께 기피과로 유명했다. 산부인과학회 한 관계자는 "산부인과 전공의를 모두 모집할 수 있었던 것은 수요-공급에 대한 원리 때문이다. 개원은 고정화 돼 있고 단독 개원은 어렵다. 개원가에서 산부인과의사들을 원하는 욕구가 커지고 페이가 올라가니 학생들이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부인과'는 전공의 정원을 모두 채웠지만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다. 현재는 개원가에서 산부인과의사들의 처우가 개선돼 전공의들의 선택을 받고 있지만 또 언제 다시 현재의 내과처럼 상황이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이 자신의 목표나 가치관 등이 아닌 처우나 일 자리 등만 보고 진료과를 선택하는 일은 의료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이들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진료과에서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도록 의료제도를 개선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