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과도 기피하는 예방의학과?
공공의료 강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역행하는 끝없는 추락
전공의 충원율 통계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아
대전협, “기피과 내 양극화 현상 심각…더 이상 방법이 없어”
공공의료·공중보건 전문가를 육성해야 할 예방의학과의 전공의 지원자가 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수년째 10명도 채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 이하 대전협)는 최근 마무리된 2019년도 국정감사에 대해 매년 등장하는 소위 ‘기피과’로 알려진 ‘육성지원과목’ 이슈가 또 등장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잘못된 근거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사실관계 바로잡기에 나섰다.
특히 올해 문제가 된 것은 기피과 중에서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예방의학과. 예방의학과는 26개 전문과목 가운데 유일하게 메르스나 의료감염 등의 공중보건과 위기대응, 의료제도나 의료안전망과 같은 공공의료 등에 특화돼 있다. 신종플루, 메르스와 같은 공중보건학적 위기를 겪을 때마다 예방의학과 전문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지만, 근본적인 처우개선이나 지원책 마련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처럼 만성적인 전공의 부족을 이유로 예방의학과는 다른 과와는 달리 사전에 모집 정원을 정해두지 않고 그 해 선발한 전공의 수 전체를 정원으로 인정하는 ‘사후정원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예방의학과의 전공의 충원율은 언제나 ‘100%’로 표시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때문에 매년 국정감사뿐 아니라, 전공의 관련 정책을 책임지는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내부에서조차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일부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예방의학과는 충원율 100%이니 육성지원과목에서 빼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육지책으로 사후정원 과목은 전공의 충원율 통계에서 제외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엄연히 존재하는 문제를 단순히 눈에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는 지적에 가로막히기도 했다.
대전협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통계적 착시를 일으키는 사후정원 제도가 아니라 다른 과에 적용되고 있는 일반적인 충원율 공식을 적용하였을 때 예방의학과의 실제 전공의 충원율은 최근 5년간 평균 20%, 기피과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사정은 더욱 열악해져 작년과 재작년에는 신규 전공의가 고작 9명과 7명에 지나지 않았다.
최근 5년간 예방의학과 전공의 정원 충원율 |
| 2015년 | 2016년 | 2017년 | 2018년 | 2019년 | 5개년 평균 |
신청정원 | 51명 | 51명 | 51명 | 51명 | 51명 | 51명 |
선발정원* | 10명 | 11명 | 16명 | 7명 | 9명 | 10.6명 |
충원률 | 19.6% | 21.6% | 31.4% | 13.7% | 17.6% | 20.8% |
* : 추가모집 및 상급년차모집 모두 포함 |
박지현 회장은 “문제가 가장 심각한 예방의학과 말고도 비슷한 상황의 과가 몇몇 있지만, 정작 초점은 엉뚱한 곳에 맞춰져 있다”며 기피과의 문제가 개념도 모호한 ‘필수의료’로 왜곡돼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이어 “흉부외과, 병리과 등 그나마 언급이라도 되고, 외과와 같이 어느 정도의 인력과 병원 내 수익원이 있는 과는 개선해보려는 시도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예방의학과 등 근본적으로 수익 창출이 불가능한 과나 핵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와 같은 지원계열은
기피과도 기피하는 예방의학과?
공공의료 강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역행하는 끝없는 추락
전공의 충원율 통계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아
대전협, “기피과 내 양극화 현상 심각…더 이상 방법이 없어”
공공의료·공중보건 전문가를 육성해야 할 예방의학과의 전공의 지원자가 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수년째 10명도 채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 이하 대전협)는 최근 마무리된 2019년도 국정감사에 대해 매년 등장하는 소위 ‘기피과’로 알려진 ‘육성지원과목’ 이슈가 또 등장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잘못된 근거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사실관계 바로잡기에 나섰다.
특히 올해 문제가 된 것은 기피과 중에서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예방의학과. 예방의학과는 26개 전문과목 가운데 유일하게 메르스나 의료감염 등의 공중보건과 위기대응, 의료제도나 의료안전망과 같은 공공의료 등에 특화돼 있다. 신종플루, 메르스와 같은 공중보건학적 위기를 겪을 때마다 예방의학과 전문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지만, 근본적인 처우개선이나 지원책 마련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처럼 만성적인 전공의 부족을 이유로 예방의학과는 다른 과와는 달리 사전에 모집 정원을 정해두지 않고 그 해 선발한 전공의 수 전체를 정원으로 인정하는 ‘사후정원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예방의학과의 전공의 충원율은 언제나 ‘100%’로 표시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때문에 매년 국정감사뿐 아니라, 전공의 관련 정책을 책임지는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내부에서조차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일부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예방의학과는 충원율 100%이니 육성지원과목에서 빼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육지책으로 사후정원 과목은 전공의 충원율 통계에서 제외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엄연히 존재하는 문제를 단순히 눈에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는 지적에 가로막히기도 했다.
대전협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통계적 착시를 일으키는 사후정원 제도가 아니라 다른 과에 적용되고 있는 일반적인 충원율 공식을 적용하였을 때 예방의학과의 실제 전공의 충원율은 최근 5년간 평균 20%, 기피과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사정은 더욱 열악해져 작년과 재작년에는 신규 전공의가 고작 9명과 7명에 지나지 않았다.
최근 5년간 예방의학과 전공의 정원 충원율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5개년 평균
신청정원
51명
51명
51명
51명
51명
51명
선발정원*
10명
11명
16명
7명
9명
10.6명
충원률
19.6%
21.6%
31.4%
13.7%
17.6%
20.8%
* : 추가모집 및 상급년차모집 모두 포함
박지현 회장은 “문제가 가장 심각한 예방의학과 말고도 비슷한 상황의 과가 몇몇 있지만, 정작 초점은 엉뚱한 곳에 맞춰져 있다”며 기피과의 문제가 개념도 모호한 ‘필수의료’로 왜곡돼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이어 “흉부외과, 병리과 등 그나마 언급이라도 되고, 외과와 같이 어느 정도의 인력과 병원 내 수익원이 있는 과는 개선해보려는 시도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예방의학과 등 근본적으로 수익 창출이 불가능한 과나 핵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와 같은 지원계열은